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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의 시
    시의 세계 2021. 8. 6. 09:01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날리는 날 힌당나귀타고

    산골로 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쟈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언제부터 내속에 고조곤히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힌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것이다

     

     

    ---------------------------------------------------------------------------------------------

    *고조곤히  - 고요히(속삭이는 듯이), 소리없이, 조용하게

    *마가리  -  오막살이

    ------------------------------------------------------------------

     

    백석: 본명은 백기행. 1912년 평북 정주 오산마을 생. 오산고보 거쳐 일본 청산학원 영문학 전공.

            1935년 '정주성' 조선일보 발표. 1936년 첫 시집 '사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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