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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와 나
    시의 세계 2021. 7. 7. 10:25

    백제와 나 / 이희정

     

     

    왕국에서 농막으로 흘러 땀 맛 알수록

    더욱 부끄러워지는 사비성 시절

    밭에 들어가다 멈칫,

    기다려 반기던 새벽하늘 잔별들 같은

    들꽃들의 군무가 먼 징 소리처럼 번져온다

    , 백마강 울돌목 소용돌이 진 꽃들이여

     

    사마의 연지(蓮池)와 서동의 궁남지 길러내던

    흰 마음 백성의 꽃을

    기와에 새겨 하늘 이고서 잠들었다

    낙화 강줄기 물결치던 나당(羅唐)의 깃발

    풀꽃 밟는 말굽들의 거친 공습이여

    불꽃 서화(書畵)들의 단말마여

     

    용서받지 못하더라도

    밤하늘 걷고 걸어가서 만나야 하리

    진흙의 마음속 담아 송이송이 드리우고

    무명 꽃들의 춤사위 에두른 연못에

    공후 가락이 달떡 빚는 저녁마다

    풀향기 무()장의 힘으로 안녕()하리

     

     

    * 공주문학 무령왕 특집호 '이희정' 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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