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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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시의 세계 2022. 5. 23. 10:08
부지깽이 / 이희정 백일장서 상 받아 오래두고 쓰리라던 만년필 잃고 상실감 앓던 날 엄니는 부지깽이를 찾아다니셨다 불씨 불어넣을 때 생선토막 올리려 불씨 끄집거나 굳은 허리 펴 일어설 때 잿간에 삼태기 털거나 뿔난 내 엉덩이 후려칠 때 늘 함께하며 몽당연필처럼 줄어갔어도 아궁이 곁 언제나 서 있을 줄 믿었던, 엄니도 만년필을 찾던 것이었다 부리나케 밭에서 달려와 구수하고 따끈한 시 뚝딱 한 상 써올리던 도깨비 방망이를 * 이희정 시집 '푸른 누에'에서 http://www.gugijamall.com 청양구기자쇼핑몰 청양 유기농구기자,무농약구기자,유기농구기자분말,구기자차,한과 등 판매쇼핑몰 gugija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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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아침시의 세계 2022. 3. 22. 11:47
춘분 아침 / 이희정 흰서리 내리던 뜨락에 연두 빛 물이 들고 저요! 저요! 수선화 새순들의 외침에 여명 기침하던 햇살이 달려와 어루만진다 전봇줄에서 텃밭 내려보던 까치 삭정이 하나 입에 물고 펼친 깃 사이로 햇살 현을 튕기며 날아오르고 기우는듯 하던 모든 것들에겐, 춘분의 시간이 오리라고 기어이 만나리라고 해가 솟구쳐 오른다 http://www.gugijamall.com 청양구기자쇼핑몰 청양 유기농구기자,무농약구기자,유기농구기자분말,구기자차,한과 등 판매쇼핑몰 gugija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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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렁대기시의 세계 2022. 3. 10. 15:04
자위 / 이희정 그 나이 먹었으면 숲 아니어도 동산 하나는 이뤘어야지! 하며 누가 혀를 차도 울컥하지 말자 꿈에서 덜 깨 꾸물거리고 엄두 안 나 어물거리고 가물거려 감 바로 잡지 못한다고 난감해하지 말자 뜨락에 앵두 울타리 듬성듬성 둘렀고 장작 지게 면한 복이 과분하니 울렁증 없어도 못 가본 울릉도 주제넘게 한 번 가본 제주 섬 보고픈 누이 아직 살아계신 먼 나라 화면으로 실컷 보며 살잖아, 어차피 동영상 딱 한 편 이승인 것을 http://www.gugijamall.com 청양구기자쇼핑몰 청양 유기농구기자,무농약구기자,유기농구기자분말,구기자차,한과 등 판매쇼핑몰 gugija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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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땀시의 세계 2022. 2. 21. 16:19
연주 이희정 / 테너색소폰 태초에 우주를, 이 푸른별을 지으신이의 땀이 고여 바다를 이룬 것은 아닐까 지금도 파멸과 종말을 향해 달음박질하는 우리를 피눈물과 땀범벅으로 굽어보시며 기도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다듬던 시 하나 소개 드립니다 별의 땀 / 이희정 꼬리별 질 때 천국 입성하는 영혼들의 삶 투명하게 승화시켜 염(鹽)하는 일인가, 하늘 우러러 노을빛 살피던 노인 해주에 물 가두느라 깊어진 밤 어깨 가득 피어난 소금별을 마지막 일기예보 보고서야 씻어내더니 오늘은 뙤약볕 아지랑이 흔들리는 수평선 거울 위 새털구름 파고들며 저어대는 도요새처럼 시간이 녹아내린 수차 살 너머 하얀 소금 더미를 산란하는 중이다 땀방울 하나, 소금 하나! 소금 둘, 꼬리별 둘! http://www.gugijamall.com 청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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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시의 세계 2022. 2. 9. 16:01
별자리 / 이희정 블루오션의 찬란한 별자리 되고파 물고기자리, 사자자리 못지않은 수억 광년 떨어진 항성들 이어 붙여 별의별 별자리 그려왔는데, 별자리 되짚어 나 돌아가는 날 저 성운(星雲) 어딘가 내 태생의 별은 여전히 별 탈(脫) 없이 제자리 있을는지 곰곰이 꼼꼼히 아득히 건너온 별자리 짚어보다가, 후미진 우주의 벼랑길 은밀히 디뎌온 블랙홀에 이미 저장되었을 아, 부끄러운 꼭짓점들은 어찌 찾아 디디고 간다지! http://www.gugijamall.com 청양구기자쇼핑몰 청양 유기농구기자,무농약구기자,유기농구기자분말,구기자차,한과 등 판매쇼핑몰 gugija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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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시의 세계 2022. 1. 27. 10:53
난로 / 이희정 곰보책상이나 시들해진 화단의 꽃과 나무들 삐걱거리는 마루판과 운동장 넘어져 우는 아이도 싱글벙글 아저씨가 어루만지면 금세 빛이 났지 새벽 청량산 산책길서 만난 학교 아저씨 주름 미소 더욱 뚜렷해진 모습에 반가운 인사 외침 아랑곳없이 깨진 유리병 배낭에 주워 담으시네 모락모락 젖는 목덜미는 바람 세월 날로 날로 달궈졌을 지킴의 연통인 양 성에 엉긴 빈 마음 교실마다 햇살 같은 불씨 여전히 피워 올리시고 http://www.gugijamall.com 청양구기자쇼핑몰 청양 유기농구기자,무농약구기자,유기농구기자분말,구기자차,한과 등 판매쇼핑몰 gugija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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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시의 세계 2022. 1. 11. 13:47
군고구마의 계절이군요 잠깐 외출했다가 옛날 빙 둘러앉아 호호 불며 김장김치 얹어 먹던 고구마 생각이 났습니다 고구마 / 이희정 “1·4 후퇴였지, 소래 다리 이르러 피난민들 꼬여 떠밀리듯 건너는데 이불 보따리 이고 앞서 건너던 아기엄마 그 위 올라앉은 아이가 기우뚱하더니 미끄러지는 게야 침목 아래 소용돌이로 첨벙 얼음덩이 썰물이 금세 저만큼 쓸어 가데 네 누이도 고구마 자루에 태웠는데 말이여 휴, 그때 멈춘 심장 아직도 뛰질 않잖아!” 아랫목 주둥이마다 고구마 발라 넣으시다가 가슴 언저리께 짚어 울먹이셨다 고구마 순 다듬으며 무명치마로 덮던 장딴지 정맥류가 녹아내린 심장이었을까 보릿고개 핏줄들 층층이 이고 심장 떼어주며 건넜을 천길 외다리들, 뿌리 잃은 장작 지피는 난로 위에서 목놓아 울다 녹아내리는 뿌..